건설하도급 관련 분쟁이 소송으로 치닫지 않고 사전중재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만 해도 70%에 그쳤던 하도급 분쟁조정률이 작년 75%로 높아진 데 이어 올해 두 차례 열린 조정회의에서는 77%까지 치솟았다.

　건설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위원장 이동규)는 26일 오전 11시 ‘2012년 제2차 조정회의’를 갖고 45건의 분쟁조정 신청을 받아 19건을 조정하고 5건의 신고를 취하시켰다.

　불개시 건수(14건)을 뺀 조정 불성립 건은 7건에 그쳐 평균 조정률 77%를 기록했다.

　앞선 1월16일 열린 조정회의(15건 중 조정성립 6건, 불성립 3건, 신고취하 3건, 불개시 3건)의 조정률(75%)를 합친 평균 조정률이 77%다.

　이는 작년 1~2차 조정회의의 조정률인 68%와 73%를 훨씬 웃도는 실적이다.

　작년 조정실적도 전년도에 비해 급격히 호전되긴 마찬가지다.

　협의회는 작년 한해 168건의 사건 가운데 85건을 조정하고 22건을 신고를 취하시킴으로써 조정률(불성립 35건, 불개시 26건 감안) 75%의 실적을 거뒀다. 이는 2010년도 조정률인 70%를 5%포인트 상회하는 수준이다.

　금액(신청액 대비 조정액) 기준의 조정률도 2011년 74.0%(신청액 180억2947만1000원, 조정액 133억4414만4000원)로 전년의 65.6%보다 8.4%포인트나 높았다.

　이런 성과의 원동력은 건설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가 오랜 기간 축적한 분쟁사건 관련 경험과 노하우이다. 지난 2월 접수된 정암씨엔에스의 쌍용건설 대상의 분쟁조정 요청사건만 해도 양측이 팽팽히 대치하면서 소송 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였지만 협의회가 양측을 끊임없이 설득하며 적정 수준의 조정액을 설정, 제시하면서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할 수 있었다.

　이상돌 조정2부 간사는 “분쟁신청 사건 하나하나가 신고ㆍ피신고업체간 현격한 입장 차이 탓에 중재 과정에서 조금만 소홀해도 소송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지만 수년간 축적한 중재 경험과 노하우를 무기로 양측 눈높이에 맞는 최적의 대안을 설정해 설득한 게 주효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의 이런 성과는 공정거래위원회도 인정하고 있다. 공정위 아래 분쟁조정기관이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공정경쟁연합회 등 13개에 달하지만 합의 조정률은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가 최상위권이라고 공정위 담당관이 극찬했기 때문이다.

　이 간사는 “정부가 공생발전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원하도급 분쟁 당사자들의 의식도 많이 바뀌었고 부도 등 경영위기에 처한 업체가 아니라면 무리한 요구를 강행하기 위한 소송 쪽보다 중재를 통해 적정선에서 접점을 찾으려는 분위기가 빠른 속도로 정착하는 추세”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건설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는 이동규 김&장 고문을 위원장으로 조선규 서울과기대 교수, 최진수 법무법인 원 변호사가 공익위원으로 참여하고 종합건설업계에서는 이운규 에스에이치건설 대표, 이상원 광진종합건설 대표, 이종선 우탑건설 대표이, 전문업계에서는 백복기 화승토건 대표, 이상범 재호건설 대표, 유정호 유호토건 대표가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국진기자 ji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