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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8-04 15:40

공사 완공했는데도 계약이행보증금 청구 `논란' [출처:건설경제]

글쓴이 : 운영자

http://www.cnews.co.kr/ [2262]

-중견건설사, 129억원 물어줄 판

-서울보증 보증서 발급심사 형식적 운영도 도마에

-보증서 발급 신청시 보증범위 꼼곰히 살펴야　　　

한 중견건설사가 아파트 공사를 제때 완공하고도 130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계약이행 보증보험금’을 물어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계약 보증금의 범위가 일반적인 공사의 완성 뿐 아니라 보증서 발급 신청시 첨부된 모든 계약 내용을 포함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서다.

　이 시공사의 사정은 이렇다. 지난 2007년 A시행사와 부산 수영구 아파트개발사업을 위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시공사가 경영난에 처하자 시행사는 시행이익 보장을 요구하는 추가 약정 체결과 ‘계약이행 보증서’ 제출을 강요했다. 공사 수행능력을 믿을 수 없다는 게 시행사의 주장이다.

시공사는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계약이행보증서를 발급받아 시행사에 제출했다. 통상 계약이행보증은 공공공사 계약에서 많이 활용되나, 서울보증은 부동산 개발사업과 관련한 이행 보증도 취급하고 있다.

　이후 시공사는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도 2012년 ‘책임 준공(공사 완성)’을 했다. 그런데 분양률이 저조한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자 부담이 늘고 사업비가 추가로 발생하자 시행사는 이익 확보가 어려워졌다. 이에 서울보증에 보험가입금액인 129억원(공사금의 10%)의 보증금을 청구했다. 공사이행 계약증권 신청시에 첨부된 추가 약정서를 근거로 시공사가 계약이행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서울보증은 시공사가 통상적인 계약이행 내용인 준공 의무를 다했으므로 보증금 청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지급을 거절했다.

　이에 시행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행보증보험의 담보 범위와 관련한 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는 지난달 시행사 손을 들어줬다. 증권상 보증내용이 ‘건설공사계약에 따른 계약보증금’이더라도 보증보험 신청 당시 첨부된 추가 약정서를 근거로 당사자간 이익보장 합의가 있던 것으로 보아 담보 범위가 일반적 공사 완성이 아닌 계약서 등에 명시된 모든 법률 내용을 포함한다는 주장이 타당하다고 본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시공사 직원이 무분별하게 시행사에게 분양이익을 보장하겠노라 약정을 한데서 출발한다. 그러나 실제로 시행사가 분양사업 실패에도 불구하고 100억원이 넘는 기대이익을 이행보증 회사에 배상 청구한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로 비난받을 만하다.

　시행사의 도덕적 해이 외에 이번 이례적 판결의 또다른 원인에는 서울보증이 보증서 발급심사를 허술하게 한 점도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서울보증이 일반적 공사이행 계약보증이라고 판단하고 보증서 발급 신청시 첨부되는 별도 계약서의 효력을 간과했다”면서 “보증서의 당초 진위와는 다른 효력이 인정돼 억울한 피해를 입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서울보증과 시공사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법정 다툼에서 계속 패소해 시행사에 보증금을 지급하면 서울보증은 시공사에 구상권을 청구하게 된다.

　시공사 관계자는 “서울보증과 충분한 협의와 법률검토를 거쳐 대응해 가겠다”면서도 “다른 건설사들도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보증서 발급 신청시에 보증범위에 대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원정호기자 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