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공사를 수주한 뒤 수급인이 하도급할 때 발주기관이 하도급 계약 내용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방안이 국회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시 상습체불업체의 체불 이력을 반영하고, 공공공사 저가입찰(82% 미만) 시 발주자가 하도급업체에 대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안도 담겼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1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심의, 처리했다.

　개정안은 23일 예정된 전체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거쳐 29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상정ㆍ처리될 전망이다.

　개정안은 △건설시장 투명화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 △임금체불 방지 등 크게 세 분류로 나뉘어 개정됐다.

　건설시장 투명화 방안에는 △건설업 등록 기준을 3년 내 2회 미달해 건설업 등록이 취소된 때에는 재등록 금지기간을 현행 1년6개월에서 5년으로 연장 △발주기관이 수급인의 하도급 계약 내용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가운데 하도급 계약 공개 수준은 공사명, 수급인의 도급금액 및 낙찰률, 수급인(상호 및 대표자, 영업소 소재지), 하수급인(상호 및 대표자, 업종, 영업소 소재지), 하도급공종뿐 아니라 하도급 부문 도급액, 하도급 금액, 하도급률까지 공개토록 했다.

　국토위 관계자는 “입찰에 대한 하도급금액, 하도급률 등이 공개되면 자칫 건설업체 간 입찰금액이나 낙찰 순번 등을 사전 모의하는 방식의 수주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건설시장 투명화를 위해 명기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책으로는 △하도급업체의 하자담보 책임기간 명문화 △보증기관이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서 발급 시 하도급업체에 의무적으로 사실을 통보 △저가낙찰 시 발주처가 하도급 업체에 대금 직불 의무화 △건설공사와 관련한 수급인 또는 하수급인이 건설기계 대여업자에게 건설기계대여금 지급보증서를 정당한 사유 없이 미교부할 때에는 발주처 또는 수급인이 건설기계대여금 직불하는 방안 등이 있다.

　임금체불 방지 방안으로는 하도급 대금 및 건설기계 대여금 등의 상습체불건설사(최근 3년간 2회 이상 위반, 3000만원 이상) 명단을 공표하고, 시공능력평가 시 체불 이력 반영해 제재를 강화하도록 명기했다.

　건설업 등록증이나 등록수첩을 빌려주거나 이를 알선할 때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밖에 안전행정부의 세종시 이전 방안을 담은 ‘신행정수도 후속 대책을 위한 연기ㆍ공주지역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과 ‘조경산업진흥법 제정안’도 심의됐지만, 계류됐다.

한형용기자 je8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