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연구원은 31일 내놓은 ‘불합리한 예정가격에 의한 낙찰자 피해 및 구제방안’이란 보고서를 통해 공공공사 입찰에서 원가계산에 의해 산정한 설계가격을 예산에 맞추기 위한 발주기관의 감액 횡포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건설사는 입찰이나 계약 후에 뒤늦게 불가피한 적자를 인식해도 계약을 포기하면 입찰·계약 보증금을 몰수당하고 부정당업자 제재로 6개월간 공공공사 입찰을 할 수 없는 탓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공사를 수행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란 설명이다.

　정부 유권해석상 입찰자는 공사 내역을 충분히 검토한 후 투찰해야 하고 예정가격에 대한 의문에 질의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예가가 불합리해도 적자 수주에 대한 발주자의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문제는 수직적 관계 속에 공사 내역과 관련한 정보 비대칭이 심각해 응찰사로선 예가 삭감폭을 사전에 알기 힘든 점이다.

　건산연은 이런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발주자의 공사원가 수정 때 관련 내역을 입찰자에 사전에 충분히 고지토록 하고 응찰자가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경우 이의신청을 제가한 후 타당한 경우 부정당업자 제재를 면책할 것을 제안했다.

　나아가 예가 작성과정에서 발주기관의 원가계산 수정사유를 제한하고 제3의 전문기관에 예가 적정성을 검증토록 하는 제도도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김국진기자 ji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