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건설사들의 해외진출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해외진출을 시도하는 중소건설사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해외 사업의 리스크 관리 등에서 문제를 드러내면서 단독 진출 비중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31일 해외건설협회 중소기업수주지원센터에 따르면 올 7월말 기준으로 중소건설사의 해외진출 실적은 2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9%가량 감소했다.

　올해 같은 기간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이 3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중소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 감소는 지난 2008년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2007년과 2008년 국내 중소건설사들은 해외에서 67억달러와 72억달러 수주를 기록하면서 해외진출 중흥기를 맞는 것처럼 보였다. 2006년 중소건설사 해외 수주액이 불과 13억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9년에는 중소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이 55억달러로 떨어졌고, 2010년과 지난해는 수주액이 40억달러 대로 떨어졌다. 올해도 이런 추세라면 중소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은 40억달러 내외가 될 공산이 크다.

　해마다 해외 수주액 신기록을 경신해 왔던 해외건설 시장에서 국내 중소건설사들의 설자리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해건협 관계자는 “2008년께 활발했던 중소건설사들의 해외 주택사업이 찬바람을 맞으면서 수주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해외 진출 여력이 있는 중소건설사들의 줄어들고 있는 것도 한 이유”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열악한 중소건설사들의 해외진출 시스템도 수주액 감소에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중소건설사들이 해외 진출을 확대했지만 해외 사업 리스크 관리 능력 부족이 문제가 되면서 진출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해건협이 분석한 중소건설사들의 해외 공사 수익율 분석을 보면 중소건설사들의 해외 진출이 가장 활발했던 2007년과 2008년에 수익률이 전혀 없는 공사 비중은 무려 40%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소건설사들이 해외 사업을 직접 수주하는 원청 사업 규모는 계속 줄고 있다. 해외 원청 공사에서 중소건설사들이 사실상 수익을 내는데 실패하면서 원청 진출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 활황인데 중소건설사는 갈수록 위축　


실제로 2008년 중소건설사들의 해외 원청 사업 규모는 57억달러에 달했지만 지난해는 20억달러에 그쳤다.

　반면 국내 건설사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해외로 나가는 비중은 갈수록 늘고 있다.

　2008년 해외 공사의 국내 하도급 금액은 7억8000만달러였지만 지난해는 27억70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단독사업에 중소건설사들이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그나마 수익이 안정적인 하도급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내 건설경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건설사가 해외 하도급쪽으로 몰리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권해석기자 haese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