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건설사의 연쇄적인 도산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워크아웃이나 회생절차에 들어가 있는 도급순위 100위이내의 건설회사가 20여개 회사를 상회하고 있다.
사업다각화를 통하여 위험을 분산시킨 건설회사나 재정건전성이 양호한 대기업 계열기업 건설사들이야 특정사업의 실패가 바로 도산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공공부문에 비교하여 경제적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민간부문 중 특히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회사 들에게 하나의 프로젝트의 실패는 그 허약한 체질로 인하여 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로인해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건설회사에 부도가 집중하여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건설사업의 거의 대부분에서 나타나고 있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자. 필자는 수년전부터 기존의 건설사업과 관련된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시행자와 시공자, 그리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금융기관과의 사이에 있어서 본래의 의미인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달리 왜곡된 형태(Distorted Project Financing)를 가지게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만일 경기침체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한 사업의 정상적이지 못한 진행과 소요자금의 부족한 경우, 사업비용의 조달을 위하여 대주인 금융기관의 연대보증인의 지위 및 책임준공 등의 다양한 형태의 채무를 부담하는 시공사의 부실을 초래한다. 금융기관의 동반 부실화를 초래한다는 점을 지적하여 왔다.
주택은 공공재(Public Goods)적인 성격을 가진 가치재(Merit Goods)로서 소위 분배의 왜곡을 방지해야 한다. 또 경제민주주의의 실현이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요소가 주택공급측면에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므로 현재의 상황을 해소하는데 정부가 개입하여 하여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유는 경기침체를 탓하기 이전에, 사업 참여자들의 사업성의 정밀한 검토와 예측실패에 기인한다고 하여도 과하지 않다.
다만, 최근의 모 회사와 같이 프로젝트파이낸싱과 관련된 약정을 체결하고서도, 사업상 필요에 의한 추가자금의 지원의무 공방이 벌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 책임을 다른 당사자들에게, 특히 사업 참여 금융기관과 주거래 금융기관과의 책임전가과정에서 위기를 맞는 건설회사 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즉, 일시적인 현금 유동성의 문제가 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상의 문제발생 원인은 현실적인 문제에 있어서 관련 약정 참여 당사자들의 역할, 즉 각 당사자의 채무를 사업 종료시까지를 전제하여 명확히 규정하지 못한 점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즉, 건설사업은 적용되는 많은 법령과 각종 지침의 복잡성과 다양성으로 인하여, 그리고 사업부지나 건축공정상 미처 예상하지 못한 변수의 발생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므로 어느 사업이든 예정한 일정대로 사업이 정확히 진행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소위 리파이낸싱(Re-Financing)의 실행필요성을 충분히 예상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를 대비하여 미리 관련 당사자들 사이에 명확히 자기의 책임을 규정하였더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어도 이와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잘못된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구조를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이것이 여의치 못한 경우 해당 프로젝트에 대하여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각 참여당사자들이 조만간 시행되는 개정 신탁법의 관련조항과 같이 도산격리조항을 두거나, 변경등기를 수반하지 않는 위탁자의 변경, 수익자의 지위를 이용한 유동화 방안 등을 미리 설정하여, 일종의 연쇄효과를 차단하는 방안을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건설회사도 사업영역의 다각화를 통한 위험분산 노력을 게을리 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향후 건설산업이 부가가치의 창출이나, 일자리 확보의 측면, 그리고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계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특정 발주자와 지역적 특성에 따른 균형적 비중의 유지와 신재생에너지와 환경관련 사업과 같은 미래 사업에 대한 신규수요의 개발 및 필요시 위험분산을 위한 전략적 제휴로 경기상황에 따른 탄력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여야 할 것 이다.
최근의 상황은 어떠한 특정한 부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없고, 관행적으로 진행된 사업구조에 따른 관련 당사자들 사이의 약정의 불명확으로 인한 문제다. 또 금융구조의 문제와 전반적인 경제적 상황의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것이다. 현재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여 모든 것을 정책적 규제만 완화하면 된다든지 하는 평면적인 사고는 이제 과감히 버려야 할 것이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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