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7호선 연장선 서울구간 시공사인 종합건설업체 12개사가 합심, 서울시를 상대로 141억원 규모의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 청구소송을 제기해 지난달 1심에서 승소했다. 종합업계는‘공사비 제값받기’의 길이 열렸다며 환영일색이다.

하지만 전문건설업계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간접비를 받아야 할 주체는 하도급 전문건설업체들이지만 원도급사가 알아서 챙겨주기 전에는 해당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 증가, 물가변동에 따른 하도급대금 증액(ES) 등을 하도급업체가 반영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발함에 따라 하도급업체도 이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 및 하도급법은 원도급사가 설계변경이나 경제상황 변동에 따라 공사금액을 증액받았을 경우 내용과 비율에 따라 하수급인에게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발주자도 그 조정사유와 내용을 하수급인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무용지물인 경우가 허다하다.

하도급업체가 증액을 요구할 제도적 근거가 빈약하고 무엇보다 정보에 접근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원도급사가 자발적으로 통지하고 지급해주기만을 바라고 있어야하는 처지다.

더욱이 원도급사는 의도적으로 하도급업체 몫 지급을 회피하기 위해 공사완료후 증액을 신청하고, 발주처는 통보해주기는커녕 하도급업체의 정보공개 요구에 대해 “원도급사의 영업비밀이다”, “소송자료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는 등 핑계를 대며 원도급사 편을 노골적으로 드는 사례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요구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ES 전문가는 “새도 입을 크게 벌리고 시끄럽게 우는 새끼에게 집중적으로 먹이를 준다”며 “전문건설업체들의 용기도 많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