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시행되는 개정 건설산업기본법의 주요 내용

2013. 8. 6. 법률 제12012호로 일부개정∙공포된 건설산업기본법(이하 ‘개정법’이라고 합니다)이 2014. 2. 7.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개정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2014. 2. 7.부터 시행되며 공사대금 지급보증의 경우 개정법 시행 후 체결되는 도급계약부터, 조정절차 불참에 따른 과태료 처분의 경우 개정법 시행 후 위원회의 조정 통지를 받은 경우부터 적용됩니다).

- 표준계약서의 작성 및 사용 권장(제22조 제3항 신설)

우선 개정법안은 건설공사 당사자 사이의 공정한 계약체결을 위해 국토교통부장관에게 건설공사의 도급 및 건설사업관리위탁에 관한 표준계약서(하도급의 경우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권장하는 건설공사표준하도급계약서를 포함)의 작성 및 사용 권장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위 규정만으로 표준계약서의 사용이 법적으로 강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래에서 보는 제22조 제5항의 신설 규정과 함께 발주처가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만을 담은 도급계약서를 강요하는 관행에 대하여 일정 부분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불공정특약 규정의 무효화 조항 신설(제22조 제5항 신설)

개정법안은 건설공사 도급계약의 내용 중 계약당사자간 현저하게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계약(특수)조건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즉, 공사도급계약의 내용이 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로서 ① 계약체결 이후 설계변경, 경제상황의 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변경을 상당한 이유 없이 인정하지 않거나 그 부담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경우, ② 계약체결 후 공사내용의 변경에 따른 계약기간 연장 등을 상당한 이유 없이 인정하지 않거나 그에 따른 공사비 부담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경우, ③ 도급계약의 형태, 건설공사의 내용 등 관련된 모든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계약체결 당시 예상하기 어려운 사정으로 인한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경우, ④ 계약내용에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사항이나 당사자간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 당사자 일방의 의사에 따라 정함으로써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한 경우, ⑤ 계약불이행에 따른 당사자의 손해배상책임을 과도하게 경감하거나 가중하여 정함으로써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해당 계약내용은 무효가 됩니다.

이와 같은 개정법 규정은 민법 제103조 및 제104조 등에 규정된 ‘공서양속에 반하는 불공정한 법률행위’를 건설공사 도급계약에 맞게 구체화한 것으로서, 건설공사 도급계약의 이행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문제될 수 있는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하여 당사자들이 민법의 일반조항이 아니라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해 그 계약내용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리한 계약규정 등에 의해 불이익을 받는 당사자들에게는 효과적인 대응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정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판결이나 선례 등이 축적되지는 않은 상태이나, 향후 공사도급계약을 둘러싼 법률분쟁에서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여 심각한 불이익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던 당사자들이 위 조항에 근거하여 계약내용의 효력을 부인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수급인의 공사대금 확보방안 마련(제22조의2 신설)

관공사와 달리 민간건설공사의 도급계약은 대금지급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므로, 개정법은 발주자의 공사대금 미지급에 따른 수급인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민간건설공사의 경우 계약이행보증에 대응하여 수급인이 발주자에게 공사대금지급보증 또는 담보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명문으로 규정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건설공사 도급계약의 수급인은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도급인에게 계약이행을 담보하는 계약이행보증을 제공하지만 수급인이 발주처로부터 지급받는 공사대금의 경우 그 이행을 담보받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인바, 이에 개정법안은 민간건설공사에 있어서 수급인이 발주자에게 계약이행보증을 한 경우에는 발주자를 상대로 공사대금 지급보증 또는 담보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동조 제1항). 발주자가 그에 불응하는 경우, 수급인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이행을 최고하고 공사의 시공을 중지할 수 있고, 발주자가 그 이행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동조 제2항). 이 경우 발주자는 수급인에게 공사중지나 도급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동조 제3항). 위 개정 규정은 수급인에게 공사중지 및 도급계약 해지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발주자로 하여금 공사대금 지급보증 또는 담보제공을 간접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수급인에게는 유용한 구제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건설분쟁조정절차의 실효성 제고(제69조, 제72조, 제78조 제4항, 제99조 제10호 개정)

개정법은 최근 건설경기의 지속적 침체와 부동산시장 악화 등으로 증가하고 있는 건설관련 분쟁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산하 건설분쟁조정위원회의 분쟁조정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① 분쟁조정제도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조정실적이 전무한 지방분쟁조정위원회를 폐지하고 건설분쟁조정위원회로 분쟁조정 창구를 일원화하였습니다(개정법 제69조 개정 및 구법 제69조의2 삭제).

② 분쟁조정 활성화를 위하여 분쟁관련 당사자 일방이 분쟁조정을 신청할 경우 피신청인의 분쟁조정 참여를 의무화하였습니다(개정법 제72조, 제99조 제10호). 즉 건설분쟁의 일방이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여 분쟁조정절차가 개시되는 경우, 상대방에게 해당 조정절차에 참여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였습니다(1회 300만원, 2회 400만원, 3회 500만원, 동법 시행령 별표 7 제2호 하목)

③ 조정위원회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조정절차에서 조정이 성립될 경우 조정서 효력을 재판상 화해와 동일하게 부여함으로써 조정을 통해 종국적으로 분쟁이 해결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제78조 제4항).

지금까지 공사도급계약 관련 분쟁은 건설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해결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으나 향후 사안에 따라 건설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절차를 이용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 결 어

이처럼 개정법에는 도급계약 체결 단계부터 발주자로부터 수급인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 마련되었고, 특히 불공정특약 규정을 무효화할 수 있는 규정은 수급인의 강력한 대응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건설분쟁의 효율적인 해결을 위해 조정절차도 강화되었으므로, 이를 적절히 이용하는 전략도 마련해 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출처] 법무법인 태평양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