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급금 갈등에 전문건설 ‘새우등’  연말연초 되풀이 관행

발주기관들이 공사 낙찰업체에 공사비 선급금 신청을 강요해 낙찰 업체들이 선급금 수령에 따른 보증부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원청사가 선급금을 수령하고 하도급업체로부터 선급금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받아 발주처에 제출해 하도급업체로 자금이 흘러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연말 연초시기가 되면 관공서들의 재정 집행 의지가 높아지면서 발주처들이 공사비 선금을 미리 지급받도록 업체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업체가 발주처로부터 받은 선급금에 대한 보증서 발급에 따른 수수료 부담으로 낙찰업체들이 불필요한 선금지급 요구에 난처해하고 있는 것. 또 선급금에 대한 보증을 받을 경우 보증한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경기도의 한 업체 관계자는 “경기도 지자체가 입찰공고문에 공사 낙찰자가 선급금 70%를 신청하는 조건으로 공사 입찰공고를 낸 경우도 있었다”며 선급금에 따른 보증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원도급사가 발주자로부터 선급금을 받을 경우 15일 이내에 선급금을 하도급자에게도 지급해야 하지만, 상당수 원도급사들이 전문건설사로부터 선급금 포기각서를 받아 발주처에 제출했다는 이유로 원도급사들이 선급금을 수령하고도 하도급업체에 선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도 연말시기 예산확보 없이 업체와 계약을 미리 체결하고, 예산의 지출은 다음연도 이후의 예산에 계상토록하는 채무부담예산으로 공사를 발주해 선급금을 전혀 신청할 수 없는 조건으로 입찰공고하는 경우도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지난달 17일 ‘귤현역 승강장안전문(PSD) 부대시설공사’를 발주하면서 해당 공사는 채무부담 예산으로 공사기간내 선급금을 신청할 수 없다고 공고문에 명시했다.

이처럼 발주처들의 입맛에 맛는 선급금 운영에 따른 보증수수료가 업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관리감독 소홀로 인한 원청사들의 불공정한 선급금 미지급 행위 등이 전문건설사들의 자금난을 유발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시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