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자 면책사항 보완 시급에는 공감

　건설공사 하자 원인을 둘러싼 원·하도급 건설사간 시각이 엇갈렸다.

　다만 무리한 공기단축이 하자의 요인이란 점과 발주자·설계자 잘못에 의한 하자를 고려한 시공자 면책조항의 보완이 시급하다는 데는 한 목소리였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원장 노재화)이 24일 개최한 ‘2014 성과발표회’에서 박승국 연구위원이 발표한 ‘건설공사 하자담보책임제도 개선방안’을 보면 이 같이 드러났다.

　연구원이 지난 1월에 전문건설사 550곳, 종합건설사 500곳을 합쳐 105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하자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종합업체는 하도급사의 잘못된 시공(43.8%)을, 전문업체는 잘못된 유지관리(42.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종합업체는 이어 잘못된 유지관리(31.3%), 원도급사의 잘못된 공사관리(12.5%), 잘못된 설계(12.5%)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전문업체가 지적한 하자 원인은 이어서 원도급사의 잘못된 공사관리(26.4%), 잘못된 설계(16.5%), 하도급사의 잘못된 시공(14.3%) 순이었다.

　양쪽 다 상대편의 잘못이 원인이라고 주장했지만 원도급사가 하도급사 잘못을 지적한 비율이 월등한 반면 하도급사는 유지관리 잘못을 원도급사 잘못보다 더 많이 지목했다.

　다만 하자발생의 세부적 요인으로는 원·하도급사 모두 무리한 공기단축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이어서 전문업계는 원도급사의 잘못된 작업지시 및 공정관리를, 종합업계는 하도급사의 저품질 자재사용 및 인력관리 미비를 각각 두번째 원인으로 답변했다.

　또 하나 공통점은 저가낙찰공사의 하자발생비율이 높다는 공감대였다. 그러나 최근 급증하는 하자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전담부서가 없다는 답변이 전문이 80.7%, 종합도 62.5%에 달해 기업 차원의 적극적 대응노력은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급증하는 건설공사 하자문제를 완충하기 위해 하자발생 원인에 대한 판정기준 및 판정기관 정비, 표준하도급계약서상 하자발생 원인규명 절차 도입, 하자보수 관련 부당특약 무효화 등을 제안했다. 나아가 시공사에 집중된 하자담보 책임을 합리적으로 분담할 대안도 시급하다는 제안이다.

　박 연구위원은 “합리적인 하자담보책임의 이행을 위해서는 발생된 하자가 시공자 잘못에 의한 것인지, 발주자나 설계자의 잘못에 의한 것인지의 구분이 필요하며, 이런 측면에서 건설산업기본법상 규정한 시공자 면책사항을 보완해야 한다”며 “발주자가 제시한 설계서상 잘못에 의한 하자나 내역에 없는 공사의 하자, 그리고 발주자의 관리소홀 또는 사용상 부주의로 인한 하자는 면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국진기자 ji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