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발생 높은 공사, 발주자에 설계변경 요청 가능

　중대재해 사업장 과태료 기준 강화

　앞으로 건설공사에서 시공자가 가설구조물 붕괴 등 재해발생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공사 발주자에게 설계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

　4일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건설공사 수급인은 △높이 31ｍ 이상인 비계(飛階) △높이 6미터 이상인 거푸집 동바리 △터널의 지보공(支保工) △기타 동력을 이용해 움직일 수 있는 가설구조물 등이 붕괴나 낙하 등으로 재해발생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도급인에게 설계변경으로 요청할 수 있다.

　고용부는 “최근 초고층 건축물과 대형 가시설물 채택공사 가운데 가시설물의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설계대로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다 대형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면서 “공사과정에서 재해발생 위험성이 높은 공사에 대해 시공사가 발주자에게 설계변경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와 절차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설계 변경 요청을 할 수 있는 건설현장 수는 3500여개로 전체 건설현장(58만여개)의 0.6% 정도다. 반면 가설구조물에 대해 설계변경으로 안전성을 확보한 다음 시공에 나설 경우 대형사고의 30%가 감소하고, 연평균 약 200명의 재해자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고용부는 중대재해 및 중대산업사고 발생 사업장에 대한 과태료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당초 중대재해나 중대산업사고 발생 사업장이 해당 재해 발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법령상 의무를 위반하면 바로 3차 위반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었지만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치면서 추후에 제재 대상을 구체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고용부는 재해예방 전문지도기관의 지도를 받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 현행 1차 100만원과 2차 200만원, 3차 300만원으로 돼 있는 과태료 부과 기준을 1차 200만원과 2차 250만원, 3차 300만원으로 높였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 지정대상 사업을 제조업 등으로서 상시 근로자가 100명 이상인 사업에서 업종에 관계없이 상시 근로자가 100명 이상인 모든 사업으로 확대하고, 공정안전보고서 제출 대상 유해ㆍ위험물질의 종류를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권해석기자 haese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