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제도가 대폭 손질된다.
그동안 기관별로 운영되던 설계심의위원회가 하나로 통합된다. 또 설계심의위원은 현행 1400여명에서 250명으로 줄어드는 대신 전문분야별로 50여명씩 자문 풀(pool)이 구성돼 심사의 전문성이 한층 제고된다.
8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 주최로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설계·시공 일괄입찰제도 개선방안 마련 공청회’에서 건기연은 “발주청별로 분산돼 있는 설계심의 분과위원회를 중앙심의위원회로 통합해 발주청별로 결정하던 낙찰자 결정방식을 통합 위원회에서 심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기연은 “정부는 지난해 1월 평가위원을 대폭 축소하고 광역단체나 대형 발주 공공가관만 심의위원을 두도록 했지만 여전히 위원 수가 1400여명에 달해 심의의 전문성과 업체의 입찰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면서 “전문분야별로 심의위원 인력풀을 구성하고 심의위원 숫자도 250명으로 제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발주청별로 심의위원을 자체 보유해 심사 시 문제점으로 제기돼왔던 기술력 평가를 위한 전문성이 크게 제고될 것이라고 건기연측은 내다봤다.
건기연 관계자는 “통합 심의위원회가 생기고 전문위원도 250명으로 제한하되 특정 전문가 단위별로 그룹을 만들기 때문에 기술력에 대한 평가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이로써 일반 공사에서 나타나는 가격 중심의 최저가낙찰제 폐해도 어느 정도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계·시공 일괄입찰방식 제도는 1996년 국내 건설산업의 설계기술력 제고 등 건설기술 발전과 건설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도 활성화 대책이 마련된 후 국내에 본격 도입됐다. 이 방식은 발주자가 개략적인 기본적인 사업구상과 계획 등을 제시하면 건설업체에서 공사에 관심이 있는 업체에서 기본설계를 진행한다. 이 기본설계에 대해 발주자가 마음에 드는 몇 개 업체를 선정하고 이 업체에 최종 실시설계를 하도록 선정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이 업체의 실시설계 결과에 따라 공사를 맡는 업체가 최종 결정된다. 하지만 현행 일괄입찰방식이 발주청별로 낙찰자 결정방식을 자의적으로 진행하면서 효율성과 불공정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발주하는 기관마다 설계심의 분과위원회를 따로 두면서 발주청별로 낙찰자를 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과 관련기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올해 하반기 중 본격적인 법 개정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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