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예가를 줄이고 속이다니…
지자체들, 예산절감할 것이 따로 있지 

뒤늦게 드러나도 “증액요건 안된다” 묵살 일쑤
시일 촉박 허점 악용… 업계 “처벌규정 도입을”

지방자치단체 등 일선발주기관들이 예산절감을 이유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공사예정가격을 줄여 공사를 발주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등 일선발주기관들이 예산절감을 목적으로 발주할 공사의 예가 작성시 갖가지 편법 또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원가를 줄인후 입찰에 붙이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업체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

낙찰 받은 업체가 뒤늦게 이의를 제기하지만 해당 기관들은 단순한 행정상의 오류로 계약금액 증액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업체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업체들이 일정에 쫓겨 입찰전에 내역을 직접 산출해보지 못하는 허점을 발주기관들이 악용해 사기를 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불만이 높아지고 있어 조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지방의 한 지자체는 공사비 1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시립체육시설을 건립하면서 직접재료비에서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순공사원가 항목에서 빼 사급자재비라는 별도의 항목을 만들어 계상, 일정 요율을 곱해 산출하는 노무비와 각종 경비를 감액시켜 원래 예가보다 10%가량 줄여 공사를 발주했다.

또 도면에는 넣고 물량내역서에 누락하거나 적게 반영하고, 단가산출서와 설계서 단가를 달리하고, 보험료 등 법정요율을 줄여 적용하는 방법 등도 예정가격 감액용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체들이 억울함을 조달청 등 정부기관에 호소하지만 “설계서가 아닌 일위대가표, 단가산출서, 예정가격조서, 품셈 등의 오류에 따른 단가의 과다․과소 사유로는 설계변경 및 계약금액 조정을 할 수는 없다”는 답변만 받고 있다.

건설클레임연구소 권중목 소장은 “지난 2003년 대법원이 축소 조작된 공사원가계산서에 대해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한 판례가 있다”며 “단순히 오류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처벌규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