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부채관리 강화 등 정상화를 강력히 추진하는 가운데 ‘불똥’이 일선 건설현장으로 튀고 있다. 공공기관들이 비용 절감방안 찾기에 나서면서 설계변경, 발주방식 변경 등이 속출하고 있어 공사가 중단되거나 분쟁이 발생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정상화 압박을 받고 있는 공공기관들이 비용절감 방안으로 건설공사를 타깃으로 삼고 ‘더욱 더 저렴한’ 공법이나 입찰방식을 찾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

일부 기관은 이미 건설현장에 ‘현장예산 10%를 절감하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취지의 지침을 내려 공법변경을 위한 설계변경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이미 진행한 공종을 제외한 후속 공종들의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교량 건설현장의 경우 강박스나 강합성 공법보다 PC거더 등 보다 저렴한 기술로 교체되면서 교각공사가 진행된 상태서 상판공사 업체는 착공도 못하고 퇴출되는 식이다.

이에 설계에 반영됐던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는 등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법을 보유한 업체들도 갑작스런 호출에 인력이나 자재, 장비 등을 조달할 방안을 찾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한편 이 과정에서 일부 공공기관은 비용을 아끼기 위해 불합리한 공사발주 방안을 추진하다 관련업계와 분쟁을 겪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공공기관의 건설공사를 대상으로 한 비용절감 강공이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광물자원 시추시공을 자격 무등록자에게 발주하는 방안을 추진해 파문을 일으킨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광물자원공사는 광산 시추공사 입찰에 건설업 등록 없는 장비업자도 참가할 수 있도록 추진하다가 보링그라우팅업계의 항의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설치를 포함한 물품발주, 작업지시후 불인정 등 비용을 줄이기 위한 꼼수들이 증가하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업체들도 기관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분위기지만 무리한 비용절감은 공사품질의 저하와 산재 증가로 진다는 것을 기관들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