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악화로 지난해 폭증했던 건설 하도급 분쟁조정 신청이 올해 들어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13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건설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 한국공정경쟁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이들 3개 기관에 접수된 건설하도급 분쟁 사건은 총 132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142건보다 7.0% 감소했다.

　분쟁 유형별로는 ‘하도급대금 미지급’(76%)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하도급대금 부당 감액,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부당한 위탁 취소 등이었다.

　실제 인테리어 공사업자인 A씨는 2013년 8월 B종합건설사로부터 인테리어 공사를 위탁받아 올해 1월 공사를 마쳤지만 B사가 60일이 지나도 공사대금 3억3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자 공정거래조정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결국 B사는 미지급 하도급대금 전액을 지급하기로 합의해 조정이 이뤄졌다. 　

　공정거래조정원 관계자는 “건설산업의 장기불황으로 분쟁조정 건수가 꾸준히 늘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작년의 폭발적인 증가세가 한 풀 꺾이면서 안정화 수준에 접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분쟁조정 기관별 접수 현황을 보면 공정거래조정원이 6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건설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 47건, 공정경쟁연합회 22건 순이다. 공정위가 접수받은 건설 하도급 분쟁조정 사건을 기관별로 골고루 배분하면서 건설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의 접수 건수가 40% 넘게 줄었다.

　이들 3개 기관의 사건 처리율은 70% 수준으로, 공정거래조정원이 84.1%로 가장 높았다. 건설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의 처리율은 68.1%였지만 이월 사건(45)을 포함하면 160%가 넘는다.

　분쟁조정이 이뤄지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공정위의 시정명령이나 시정권고가 면제된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공정위에 보고돼 정식 사건처리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한편 공정거래조정원은 이날 1분기 조정실적을 발표했다.

　총 437건을 접수해 423건을 처리했다. 피해 구제액 161억원과 소송비용 절감액 등을 합친 경제적 성과는 17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분야별 분쟁조정 처리사건은 하도급 193건, 가맹 124건, 공정거래 96건, 약관 16건, 유통 8건이었다.

김태형기자 k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