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레미콘부터 판유리, 석고보드까지…. 자재업계의 가격인상 공습이 시작됐다.

　원재료 및 고정비 증가가 가격인상의 주 원인이다. 그러나 건설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 자재업계의 가격인상은 고스란히 건설업계의 구매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철근, 레미콘 등 기초자재에 이어 판유리, 창호, 석고보드 등 마감자재의 가격도 줄줄이 오르면서 건설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건설공사의 자재비용 가운데 10％ 정도를 차지하는 철근의 경우 올 들어 3개월 동안 매달 가격이 올랐다. 원재료인 철스크랩가격 상승과 산업용 전기세 인상 때문이다. 지난 1월은 t당 81만6000원, 2월 83만6000원, 3월 84만1000원(고장력 10㎜, 현금가 기준)으로 건설업계와 철강업계는 합의한 바 있다.

　철근과 함께 기초공사에서 필수적인 레미콘은 수도권 공급가격을 놓고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가 협상을 벌이고 있다. 건설업계는 인상폭을 기존 대비 ㎥당(25-24-150 규격 기준) 2000원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레미콘업계는 6200원을 주장하면서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여기에다 건축용 판유리의 가격인상까지 겹쳤다. KCC와 함께 국내 최대 판유리 제조업체인 한글라스는 수요업계인 창호업계에 투명 판유리(5㎜, 152.4×304.8㎝ 기준) 가격을 4％ 정도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소다회 및 벙커C유의 가격이 상승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8월 6500원이었던 투명 판유리 가격은 이미 올 들어 7160원으로 한 차례 올랐다. 여기서 추가인상되는 것이다.

　판유리 가격이 오르면 창호업계 역시 제품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창호는 특성상 판매처 대부분이 건설사 특판이다. 결국 판유리 가격인상이 건설업계로 전가되는 셈이다.

　이달 1일부터는 석고보드 가격도 올랐다. 한국보랄석고보드는 이달부터 제품가격을 10％ 올리겠다고 밝혔다. 역시 원재료인 석고가격 상승이 원인이다. 이에 따라 가장 수요가 많은 일반 석고보드(9.5×900×1800㎜) 가격은 장당 2400원에서 2700원으로 인상됐다.

　아울러 석고보드와 함께 내ㆍ외장재로 흔히 사용되는 단열재 역시 가격인상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아파트 등 건축공사에 필요한 핵심적인 기초ㆍ마감자재 대부분의 가격이 오르는 셈이어서 건설업계의 원가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에서 자재구매 및 현장지원을 맡고 있는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자재 구매비용만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서 이를 분양가격에 포함시킬 수도 없어 압박으로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석한기자 job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