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감세정책, 전문건설만 ‘희생양’

작년 3·22정책 ‘연말까지 세혜택’에 돌관공사 급증… 공사비 정산안돼 분쟁 잇달아

부동산 취득세를 50% 감면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의 지난해 ‘3.22 주택거래 활성화대책’ 때문에 피해를 본 전문건설업체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3.22 주택거래 활성화대책’으로 아파트 입주자들과 시행사 및 종합건설업체들은 수백만원에서 수백억원까지 이득을 봤지만, 전문건설업체들은 공사기간 단축을 위한 돌관공사 비용을 제대로 정산 받지 못해 원도급사와 분쟁을 겪거나 소송을 진행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22 주택거래 활성화대책’은 작년 연말까지 사용승인을 받고 잔금지급을 완료할 경우 취득세를 이전보다 50% 감면해주는 특별정책으로, 2012년 초 입주예정 아파트 입주자들이 시공사에 완공시기를 앞당겨줄 것을 요구하고 완공후 잔금 완납률이 급증하는 기현상을 불러일으켜 눈길을 끌었었다.

당시 2012년 1~2월 완공을 앞둔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2만7000여 가구에 달했고, 일부 단지의 경우 세금 감면규모가 수백억원에 이르는 곳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입주자들은 취득세 감면으로 가구당 최대 수천만원까지, 시행사나 종합건설업체들은 공사기간과 잔금납부 단축으로 금융비용 절감 등으로 최대 수백억원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철근콘크리트공사 업체는 물론 창호, 실내건축, 미장방수, 조경 등 마감공종의 다수 전문건설업체들은 공기단축 닦달에 돌관공사를 불사, 조기완공에 기여했지만 공사비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불거졌다. 

일부 업체는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부도가 났고, 부도 때문에 제대로 정산 받지 못해 결국 흑자부도의 오명을 뒤집어쓰는 등 희생양이 됐다.

당시 영향으로 부도났다는 업체 관계자는 “정산 못한 금액만 수십억원인데 원도급사는 조합에 공사이행보증금까지 청구해 업체의 재기여력마저 꺾어 버리는 파렴치한 행태를 벌이고 있다”며 “이는 정부 정책이 야기한 부작용인 만큼 실태파악 및 해결을 위한 정부의 개입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반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