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시설공단이 국내 발주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시 협의율 상한 규정을 운영하고 있어 건설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31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철도공단은 내부 규정을 통해 설계변경 당시의 단가와 낙찰률을 곱한 금액에서 당사자간 협의하고,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합한 금액의 50%로 결정하되 그 상한을 86%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사업계획 변경 등 철도공단이 필요한 경우, 해당 공사와 관련된 인·허가 기관 등의 요구를 수용한 경우, 공사 관련 법령의 제·개정으로 인한 경우 등 계약상대자와는 무관한 설계변경시 계약금액 조정에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협의율에 상한을 정하지 않은 현행 국가계약법령과 계약예규에  배치되는 것으로 계약상대방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 계약예규의 ‘공사계약 일반조건’에서는 설계변경 당시의 단가와 그 단가에 낙찰률을 곱한 금액에서 당사자가 협의하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합한 금액의 50%로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협의율에 상한을 두는 것은 국내 발주기관 중 철도공단이 유일하다.

　앞서 이와 비슷한 단가 협의율 상한을 둔 국토해양부의 ‘도로분야 총사업비관리 실무 매뉴얼’은 시공사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09년초 삭제됐다.

　이에 따라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설계변경에 의한 계약금액 조정시 단가 협의율 상한을 폐지할 것을 철도공단에 건의했다.

　건협 관계자는 “다른 발주기관에서는 이처럼 일률적인 단가 협의율 상한을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계약법상 상위 규정들과 배치되는 이 규정에 대한 회원사들의 민원이 제기돼 건의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철도공단 관계자는 “협회 건의서가 접수되면 설계변경을 다루는 기술부서와 협의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채희찬기자 c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