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27일부터 건설노조도 파업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파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자재와 인력을 미리 확보하는 한편, 공정을 조정하는 등의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은 화물연대 파업 이후 상황실을 설치하고 파업에 따른 자재 수급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화물연대 파업 이후 구매팀 내에 상황실을 설치했고, 대우건설도 상황실을 운영하면서 자재 수급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형사들은 화물연대 파업이 길어 질수도 있다고 보고 최대한 자제를 비축해 놓는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본사내 설치된 상황실을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자재를 많이 비축하고 대체 인력과 기계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도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운송 차질에 대비해 중앙수송대책본부을 꾸리고 파업 참가 차량과 물류 이동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또 건설노조와 파업과 관련해서도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군 가용인력 투입을 계획하는 등 대체인력 공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화물연대의 파업 효과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밤 10시 기준으로 운송거부 차량은 1767대로 집계되고 있다. 같은날 낮 12시 257대에 비해 점차 증가하는 모양새다.
전국 물류 거점 13곳의 화물차량 가운데 15.8%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토부는 2008년 화물연대 파업 당시 76.2%에 달했던 운송거부 차량에 비해서는 낮은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25일 밤 10시 기준으로 전국 주요 물류거점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24일 밤 10시와 비교해 8548TEU 감소한 4만1906TEU를 기록했다. 평상시 7만2633TEU에 달하던 반출입량의 57.7% 수준이다. 다만 주요 물류 거점의 컨테이너 장치율은 44.2%로 평시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토부는 “최대 항만인 부산항의 컨테이너 장치율이 85%를 넘어서면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한다”면서 “아직 20일 정도는 버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자체 집계 결과 전체 대형화물차의 90%인 8만대 이상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고, 광양항과 평택항, 포항철강공단, 부산항은 80% 이상 운행 중단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당장 다음주부터는 화물연대 파업의 효과가 현장에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와 건설업계는 27일 시작되는 건설노조 파업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파업 초기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우선 등록된 영업용 건설기계 21만7000대 가운데 건설노조에 소속된 기계는 2만1000여대로 10% 정도에 불과하고, 건설사가 보유하고 있는 건설기계도 16만대가 넘어 대체 투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하지만 2800대가 등록된 타워크레인의 경우 50%가 넘는 1500대 정도가 파업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건축현장을 중심으로는 파업 효과가 바로 나타날 수도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타워크레인이 없는 현장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현장에 따라 타워크레인 의존 비율이 높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토부는 지난달 기준으로 타워크레인을 조종할 있는 인원이 5026명이나 있기 때문에 공사진행이 크게 지연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는 이번 파업을 계기로 근로자 임금과 건설기계 대여료 체불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비대금 지급보증제와 임금 지급 확인제를 도입해 체불을 막아야 한다는데는 공감한다”면서 “기본적으로 하도급업체의 부도로 체불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발주처가 적정 공사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해석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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